나는 너무 먼 거리에 와 있다 - 조찬용
나는 너무 먼 거리에 와 있다 - 조찬용 나는 너무 먼 거리에 와 있다 유목민을 꿈꾸었던 그 나라로 돌아가기엔 너무 멀다 말을 타거나 걷는 것이 유일했던 그 푸른 나라로 어머니를 부르던 게 아득하다 살아있는 것들로 축복을 쏘아 올린 어린 날을 생각하기엔 너무 먼 거리에 와 있다 너무 많은 것들로 불면의 밤이 늘고 어두운 시간은 기억에 묻힌 것들에 기대어 서성댄다 우리들의 밖은 기계들의 숲에서 만들어진 길로 언제부터인가 세상이 시들해져 버렸다 삶으로 배가 부르던 잠깐의 일도 해가 지고 밤이 드는 순간 시시하고 지루해져 버렸다 어느 날 아무런 낌새도 없이 무기력하게 무너져 내릴 수 있는 일이 사는 일의 그림자가 돼 버렸다 숲과 사람이 사라지고 내가 걸어서 가야 할 마을이 사라져버린 지금, 애써 저녁의 성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