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물고기 서쪽 하늘로 사라지다 - 부정일 어항 속에서 유영하는 별 같은 것들 그냥 놔두지 못한 것이 죄라면 환란도 모른 채 연못에다 가두었다는 것이네 흩어진 비늘로 유린의 현장을 증언할 뿐 백로가 서쪽으로 날아갔다는 말에 허공에다 방아쇠를 당길 수는 없었네 별들은 사라졌는데 남아있는 별 하나 총총걸음만 지난밤의 기억을 삭이고 있네 생은 미완에서 출발하는 미로 같은 것이어서 작은 소홀함이 불행의 씨가 되기도 하네 삶은 카멜레온처럼 온몸으로 절박해야 굶주림과의 싸움에서 살아남을 수 있듯이 철모에 꽂혀 있는 솔가지와 풀잎처럼 물레방앗간 그날 밤처럼 은밀해야 부레옥잠을 풀어놓고 그 아래 있어도 없는 듯 별들의 소곤거림을 들을 수 있다네 별들은 치유되지 않은 상처의 배후에서 다른 탄생으로 이 밤도 수없이 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