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3890

나에게는 용접이 필요하다 - 박순호

나에게는 용접이 필요하다 - 박순호 몹시도 몸서리치며 갈망하다가 쓰러진 혼절한 시간과 시간의 공간 그리움으로 비대해진 몸을 사르며 불똥으로 채워진다 그립다 못해 녹슬어버린 흉진 한의 그늘 불꽃으로 파헤쳐진 파란 물이 고이고 드디어 증발해버린 과거의 밑바닥 한 세상이 엮이는 순간이다 나도 누군가에게 뜨겁게 달구어진 몸을 비비어 단단하게 덧붙여졌으면 누가 끊어진 나의 가슴을 지져다오 오늘만은 어느 한 켠 단단하게 덧붙여졌으면 *시집, 다시 신발끈을 묶고 싶다, 문학마을사 허! 그것 참 - 박순호 십이 층 정도쯤 될까 숲과 한적한 곳에 솟은 기둥들을 지나쳐 분주히 나뭇가지를 나른다 아파트 공사현장 비계 위 허! 그것 참 아파트보다 번저 둥지를 틀어 들어앉은 까치 맞은편 건물에서 혹은 십이 층 발코니에서 까치 ..

한줄 詩 2018.02.26

충무로에 갇히다 - 김태완

충무로에 갇히다 - 김태완 충무로 3가 지하철역 벽면을 채운 소음이 몸부림치는 여백 흘러간 포스터에서 지친 배우의 초상을 보는 것은 팔짝팔짝 뛰고 싶은 올챙이의 훗날처럼 아득하다는 생각. 종일 오가는 지하철 정해진 배차 간격처럼 지나친 반복으로 작아진 꿈, 꿈들이 만들어진 어둠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장관 막힌 환기구의 먼지로 보이는 착시 더 이상 볼 수 없는 시나리오가 되어 오늘도 뱅뱅뱅 외길 아닌 외길을 걷는 쓸쓸한 맹인처럼 더듬더듬 두드려 보며, 여기가 충무로가 아닐 거라는 생각. *시집, 마른 풀잎의 뚝심, 오늘의문학사 아주 먼 곳이었으면 - 김태완 더러, 훌쩍 떠나고 싶다 일상이 생업처럼 지친 어느 날 잠깐, 잠적하는 일 어느 동네 개울가에 마구 피어난 복사꽃 살구꽃 징그런 애벌레가 쉬지 않고 가고..

한줄 詩 2018.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