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步 40

인왕산, 사직단-기차바위-홍제동

예전에 한 달에 한 번은 갔던 산인데 요즘 인왕산 오르는 게 뜸했다. 이제부터 먼 데 보지 말고 자주 오르리라. 오늘은 사직단에서 시작했다. 하긴 예전부터 십중팔구 나의 인왕산 출발은 이곳에서다. 갈 때마다 내가 쉬는 자리에 진달래가 피었다. 날씨가 좋아 풍광은 눈이 부실 정도다. 인왕산은 죽을둥 살둥 산을 탈 필요가 없다. 마실 나온 기분으로 가다서다 풍경을 감상했다. 인왕산 정상에 서자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이런 날씨 복 받은 날이다. 기차바위로 가는 갈림길에서 돌아 보니 인왕산 정상이 보인다. 봄이면 피는 진달래를 어찌할 것인가. 산에서 만나는 진달래는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다. 기차 바위 부근 그늘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30분은 족히 머물렀다. 주변 풍광을 감상하며 한동안 앉아 있..

일곱 步 2022.04.10

인왕산 자락길 + 안산의 봄

서울에서 봄맞이 할 곳이 어디 인왕산뿐이랴만, 오랜 기간 동네 뒷산 오르듯 올랐던 산이 인왕산과 안산이다. 화창한 토요일 김밥 한 줄과 시루떡 한 팩, 생수 한 병 달랑 들고 인왕산 자락길을 걸었다. 중턱에서 바라본 인왕산 정상이다. 오늘은 정상보다 봄이 있는 곳을 찾아 자락길 위주다. 정상은 뒤로 미루고 국사당 가는 길로 들어선다. 해골바위 근처에서 봄을 만끽하며 오래 머물렀다. 개나리가 한창이다. 풍광을 실큰 감상하고 국사당 쪽으로 내려간다. 인왕사의 상징인 선바위는 언제 봐도 신비롭다. 국사당과 인왕사 주변이 봄꽃으로 황홀하다. 인왕산을 오를 때 이곳이 출발점인 날도 있다. 안산을 가기 위해 무악재 하늘다리 쪽으로 걷는다. 인왕정까지 가는 길이 온통 꽃으로 뒤덮혔다. 무악 하늘다리에서 본 인왕산이다..

일곱 步 2022.04.09

북한산, 육모정-영봉-백운대-숨은벽-밤골

올 가을 날씨는 유난히 종잡을 수 없는 날이 많았다. 시월 초순 늦더위로 30도를 기록하더니 시월 중순 역대 가장 이른 한파가 몰아쳤다. 11월 들어서는 입동날 21도를 기록하면서 30년 만에 가장 따뜻한 입동을 기록 하더니 불과 며칠 후 다시 기온이 20도 가량 곤두박질치면서 북한산에 첫눈이 내렸다. 오늘 날씨도 맑기는 하나 바람도 심하고 오전 추위가 대단했다. 우이역에서 내려 곧장 육모정 입구로 향한다.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늘 들렀다 가는 용덕사에서 합장 세 번으로 신고식을 한다. 외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반야경 소리에 잠시 귀를 기울인다. 뜻은 이해하지 못해도 낭낭한 독경 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추운 날인데도 얼지도 마르지도 않은 샘물을 지나 잠시 오르면 육모정 고개에 도착한다. 육모정 ..

일곱 步 2021.11.13

북한산, 의상봉-용출봉-나한봉-승가봉-족두리봉

연신내에서 탄 버스에서부터 산꾼으로 완전 만원이다. 일찍 나선다고 했는데도 이렇다. 다음엔 좀 더 일찍 출발하던지 아니면 아예 점심 시간 가까운 11시쯤에 출발하는 게 붐비는 걸 피하는 방법이 되겠다. 북한산성 탐방센터를 출발해 조금 걸으면 의상봉 가는 길이 나온다. 쾌청한 시월 하순의 북한산은 산행하기 딱 좋은 날이다. 이렇게 시원한 조망을 만나기도 오랜 만이다. 의상봉 가는 길에 만나는 독특한 바위 옆에서 잠시 땀을 식히며 한숨을 돌린다. 갈수록 북한산에서 건강한 소나무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이런 소나무를 보면 고맙고 반갑다. 의상봉에서 바라 본 조망이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단풍은 아직이나 빠르게 물들 것이다. 오늘 걸어야 할 용출봉과 증취봉 능선이다. 좌우 조망이 좋아 쉬엄쉬엄 걷기에 좋은 등산길..

일곱 步 2021.10.23

북한산, 원효봉-백운대-승가봉-족두리봉

원효봉을 거쳐 백운대에 올랐다. 이 길은 정상으로 가는 길 중에 비교적 한산한 코스라 자주 이용한다. 일상에서 사람과 부대끼며 사는데 산에서까지 앞사람 엉덩이만 보며 걷는 것처럼 무료한 일이 또 있을까. 그런 산행이라면 차라리 운동기구가 갖춰진 동네 뒷산을 산책하는 것이 낫다. 어느 건물 벽에 있는 원효봉 안내 글자다. 얼마전까지 연두색 새순이 돋았었는데 어느새 푸른 담쟁이 덩굴이 무성하다. 둘레길과 등산길이 나뉘는 곳이다. 원효봉은 오른쪽으로 가라는 안내판이 나온다. 서암문이다. 죽은 사람을 내보내는 문이라 해서 시구문이라고도 한다. 원효암이다. 작고 아담한 가정집 같은 암자다. 북한산의 절들이 대중과 단절된 절이 대부분인데 이곳은 예외다. 이렇게 열린 절일수록 탐방객은 있는 듯 없는 듯 바람결처럼 흔..

일곱 步 2021.06.05

북한산, 육모정-영봉-백운대-비봉-탕춘대

북한산 종주를 위해 육모정을 출발해 영봉을 거쳐 백운대를 올랐다. 여기서 출발해 족두리봉까지 오르면 북한산 종주라 할 수 있다. 가랑비가 내리는 중에 육모정을 출발했다. 이슬비 내리는 용덕사에서 녹음된 염불 소리가 들린다. 아무도 없는 절 주변을 걸으며 한참을 머물렀다. 영봉이 가까워질 때 비가 개기 시작한다. 멀리 인수봉이 보인다. 영봉에 도착한다. 비가 개면서 인수봉을 감싸고 있던 구름 안개가 서서히 물러난다. 영봉 지나면 바로 하루재가 나온다. 예전에는 여기서 잠시 쉬어가기도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줄을 쳐서 막아버렸다. 인수암에 도착할 때쯤 해가 나기 시작한다. 출발할 때 비 온다고 투덜거릴 필요 없다. 날씨는 이렇게 산행을 돕는다. 문을 닫은 백운대피소다. 예전에 자주 이용했던 곳인데 새로 정비해..

일곱 步 2021.05.20

북한산, 산성입구-중흥사-백운대-숨은벽-사기막골

코로나 덕에 작년부터 부쩍 산을 타는 일이 많아졌다. 멀리 떠날 수 없으니 가까운 북한산이라도 부지런히 오르자는 쪽이다. 5월이 가기 전에 더욱 부지런을 떤다. 이번 산행은 중흥사를 거친다. 북한산성 입구에서 계곡길 대신 임도를 따라 걸으면 대서문이 나온다. 함박꽃이 핀 무량사 입구다. 보리사 입구에서 갈림길을 만난다. 오른쪽으로 가면 중흥사를 거쳐 백운대로 갈 수 있다. 중흥사는 오랜 기간 폐사지로만 남아 있었다. 최근 10년 사이 복원 되어 절 모양새를 갖춘 사찰이다. 흔히 절에서 느낀다는 고색창연함과는 거리가 멀다. 신도시에 막 들어선 교회처럼 옛 절터에 최신 사찰 건물을 세운 것이다. 증흥사에 갈 때마다 시집 한 권을 챙겨 가 이곳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읽는다. 절에서는 차를 마셔야 어울린다는 것..

일곱 步 2021.05.11

북한산, 진관사-향로봉-사모바위-백운대-보리사

이번 산행은 진관사에서 출발했다. 이른 아침 호젓하기 짝이 없는 진관사 이곳저곳을 잠시 돌아봤다. 아무도 없는 진관사를 혼자 전세낸 날이다. 슬슬 산행을 시작한다. 불과 한 달 전까지 진달래 피었던 길인데 어느덧 연두색 잎들이 달렸다. 만나자 이별부터 생각하는 것인가. 이 싱그러운 연두빛 잎들도 5개월 후쯤이면 단풍물이 들 것이다. 얼마 동안 여기 서 있었을까. 북한산의 소나무는 참 소중하다. 바위 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의 생명력에 감탄을 한다. 향로봉이다. 이곳은 오후보다 오전 풍경이 훨씬 아름답다. 저 멀리 족두리봉이 보인다. 비봉을 지나 사모바위에 도착한다. 코로나로 작년부터 바위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망할 놈의 코로나,, 승가봉에서 걸은 길을 돌아보면 멀리 사모바위와 비봉이 보인다. 문수봉은 ..

일곱 步 2021.05.05

제주 올레길 21코스

올레길 21코스는 하도리에서 종달리까지 약 3시간 정도면 걸을 수 있는 짧은 길이다. 해변 길을 줄곧 걷지만 자미봉에 올라가 바라보는 풍경이 대단하다. 올레길이 양 방향 어느 쪽으로 걸어도 상관 없으나 이 코스는 반대 편에서 걸으면 더 좋은 길이다. 이유는 걸어 보면 안다. 나는 이 길을 올레길 20코스와 같은 날 걸었는데 총 9시간 반 정도 걸렸다. 일정에 맞춰 20코스가 아닌 1코스와 함께 묶어서 걸어도 좋은데 약 7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해녀박물관을 출발해 연대동산을 지나면 하도리가 나온다. 잠시 올레길을 벗어나 마을 길을 걷다 보니 하도리 사무소가 나온다. 하도리를 벗어나 다시 올레길로 접어든다. 바다를 끼고 걷는 해변길이 아름답기 그지 없다. 하도리에서 용항포까지 아름다운 해변길은 끝없이 이어지..

일곱 步 2019.10.02

제주 올레길 20코스

올레길 20코스는 김녕에서 구좌읍 세화리까지 대여섯 기간쯤 걸리는 중간급 길이의 코스다. 김녕 포구를 출발해 김녕 해수욕장을 거쳐 월정리와 행원항까지는 바다를 지척에 두고 걷는 해변길이다. 행원 포구에서 산중 쪽으로 들어섰다 다시 세화리 포구로 빠지는 코스다. 비교적 걷기엔 쉬운 길이었다. 김녕 포구를 출발하기 전에 잠시 마을 골목을 거닐어 본다. 풍경보다 골목 안의 사람 냄새가 그리운 습관이다. 김녕 해수욕장 못미처 성세기 해변에 전망대가 있다. 주변 정자를 텐트족들이 전부 차지해서 앉을 자리가 없다. 김녕 해수욕장에 도착하니 점점 햇살이 비치기 시작한다. 인생에도 둘레길 걷기에도 새옹지마는 있다. 올레길에서 잠시 벗어나 해수욕장과 마을길을 잠시 거닐었다. 누군가 앉은 자리도 있고 빈 자리도 있다. 저..

일곱 步 2019.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