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3890

아름다운 거래 - 김석일

아름다운 거래 - 김석일 배 아파 낳아준 엄마도 아니다, 그렇다고 속 태우며 키워준 어미도 아니다, 다만 홀로 되어 겉돌기만 하던 적적한 아버지를 혼인신고도 않은 채 바라는 것 없이 알뜰히 보살피고 위로하다 곱게 보내주신 아버지보다 많이 젊은 새어머니다 고마움에 두 분 사시던 작은 아파트 당신 이름으로 해드리고, 적지만 평생 자식 노릇하리라 생활비도 드린다 가끔 밑반찬을 해다 드리던 아내가 눈이 퉁퉁 붓도록 울며 돌아왔다 새어머니가 니들이 사준 아파트니까 니들이 다시 가지고 가라 하신단다 조카 녀석이 아파트에 관심을 갖는다고 나 죽으면 괜히 이상한 꼴 생길 수 있다고 대신 죽는 날까지 이 집에 살게 해주고 죽으면 아버지와의 모든 흔적 수습해서 아무도 모르는 곳에 묻어 달라고····· 젊은 시절 새어머니를..

한줄 詩 2019.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