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 - 육근상
꽃길 - 육근상 시오 리 벚꽃길이다 저 꽃길 걸어 들어간 할머니는 벼룻길 활짝 피려 했던 것인데 아버지 손잡고 얼마나 멀리 갔을까 훌훌 버리고 얼마나 낯선 길 들어섰을까 걸어간 자리마다 벗어놓은 흰 옷들 가지런하다 할머니 들어간 자리 아버지 들어가 뿌리 내리고 꽃가지 마다 아이들 내어 달빛달빛 흔들리고 있다 *시집, 만개, 솔출판사 滿開 - 육근상 꽃놀이 갔던 아내가 한 아름 꽃바구니 들고 흐드러집니다 선생님한테 시집간 선숙이 년이 우리 애들은 안 입는 옷이라고 송이송이 싸준 원피스며 도꾸리 방 안 가득 펼쳐놓았습니다 엄마도 아빠도 없이 온종일 살구꽂으로 흩날린 곤한 잠 깨워 하나하나 입혀보면서 아이 예뻐라 아이 예뻐라 # 육근상 시인은 1960년 대전 출생으로 1991년 에 시를 발표하며 문단에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