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3890

오월의 편지 - 나호열

오월의 편지 - 나호열 절뚝이며 느리게 온 봄은 목발의 발자국을 남기고 갔다 아쉬운 사람의 얼굴을 닮은 목련은 눈을 감아도 올해도 피고 지고 눈물 떨어진 자리에 자운영 행여 밟을까 먼 산 바라보면 뻐꾸기 울음소리에 푸르게 돋아 오르는 이름이 있어 나는 편지를 쓴다 외로워 별을 바라보다가 자신이 별인지 모르는 사람에게 별인지 몰라 더 외로운 사람에게 주소를 몰라도 가닿을 편지를 쓴다 심장에서 타오르는 장미 한 송이 라일락 향기에 묶었으나 그예 남은 그림자 한 장 봄이 지나간 자리에 놓인 꿈이라는 한 짝의 신발 우리는 모두 그 꽃말을 기억하고 있다 *시집/ 안녕, 베이비 박스/ 시로여는세상 몽유(夢遊) - 나호열 어떤 꽃은 제 몸을 사루면서 빛을 내밀고 또 어떤 꽃은 제 마음을 지우면서 향을 뿌리듯 허공에 ..

한줄 詩 2020.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