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열흘 - 한영수
한 열흘 - 한영수 이렇게 끝나는 것인가 끝나도 좋은가 그럴 때 매미는 운다 가까스로 뛰쳐나온 목소리 아프다, 소리친다 밉다, 외친다 나무껍질을 움켜쥔 여섯 개 발톱의 리듬으로 나야, 정말로 나야 한 열흘 말매미나 되어버릴까 조금 울다 마는 애매미는 싫다 반복은 지루하지, 중얼거리는 것이 습관인 참매미는 싫어 거짓말처럼 화려하게 색소란 색소는 탕진해버릴까 이파리 뒤 내가 만든 세상에서 안 보이는 세상을 붙잡고 밥도 안 먹을 테다 또도 내버려둘 테다 물방울만 삼키고 삼키고 야단법석 그 사랑 하나 완성해버릴까 *시집, 꽃의 좌표, 현대시학 조연 - 한영수 돌 하나가 날아왔다 무엇을 바로 보자는 걸까 왼손 안에 꼭 쥐어졌고 그만한 정도의 침묵이 심장을 눌렀다 처음에는 영화나 보자는 것이었다 장발장으로 오래 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