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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익 - 티끌 같은 세상 이슬 같은 인생

티끌 같은 세상 이슬 같은 인생 - 장사익 이 나라 이 강산에 이 몸이 태어나 삼베 옷 나물 죽으로 이어온 목숨 기구하여라 고단한 세월 타고난 굴레는 벗을 길이 없어라 달은 기울고 별빛조차 희미한데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 않는 세상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 않는 세상 슬퍼 말아라 티끌 같은 세상 슬퍼 말아라 이슬 같은 인생 대장부 가는 길에 무슨 한이 있으리 # 어느 드라마 주제곡이었다. TV를 잘 보지 않기에 이 드라마를 본 적은 없다. 미국을 닮고 싶은 영어 전성시대여서 언제부터 연속극도 드라마가 되었다. 10년째 외국에 살고 있지만 나는 여전히 드라마보다 연속극이란 단어가 더 정감이 간다. 이런 말 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꼰대 같다고 할지 모른다. 꼰대 소리 들어도 좋다. 어쩔 것인가. 유행가와 연속극..

두줄 音 2012.12.30

추억에 대한 경멸 - 기형도

추억에 대한 경멸 - 기형도 손님이 돌아가자 그는 마침내 혼자가 되었다 어슴푸레한 겨울 저녁, 집 밖을 찬바람이 떠다닌다 유리창의 얼음을 뜯어내다 말고, 사내는 주저앉는다 아아, 오늘은 유쾌한 하루였다, 자신의 나지막한 탄식에 사내는 걷잡을 수 없이 불쾌해진다, 저 성가신 고양이 그는 불을 켜기 위해 방안을 가로질러야 한다 나무토막 같은 팔을 쳐들면서 사내는, 방이 너무 크다 왜냐하면, 하고 중얼거린다, 나에게도 추억거리는 많다 아무도 내가 살아온 내용에 간섭하면 안 된다 몇 장의 사진을 들여다보던 사내가 한숨을 쉰다 이건 여인숙과 다를 바 없구나, 모자라도 뒤집어 쓸까 어쩌다가 이 , 책임질 밤과 대낮들이 아직 얼마인가 사내는 머리를 끄덕인다, 가스 레인지는 차갑게 식어 있다 그렇다, 이런 밤은 저 게..

한줄 詩 2012.12.30

불온한 윤회 - 박남준

불온한 윤회 - 박남준 유곽을 찾듯 산을 건너왔으나 보이는 저 산으로 가면 모든 길의 지척은 첩첩의 빗장을 걸어 열리지 않는다 생애를 걸어가던 길이 있었어 그 길의 어디쯤 손짓하며 부르던 잘못 들었나 어디서부터 한때 이 산중에도 흥망이 있었지 멀리 불빛을 가둔 산문의 이쪽 허공 중에도 이를 곳이 있었는가 도처에 일어난 횡횡한 비명, 시위 같은 바람이 문 문을 걷어찬다 저 바람을 타고 나도 날아 올랐던가 문 밖에 떨어져내렸던가 문득 흔들고 가는 생각 한편을 뚫고 고요를 가르며 땅~ 벼락처럼 울리며 꽂히는 풍경 소리 어떤 경전도 어떤 법어보다도 나를 관통하는 그 꾸짖음 눈 두는 곳이 절벽이다 생각이 미치는 곳이 절벽이다 그 절벽 앞에서 무릎 꿇어보았는가 절벽의 발걸음 되돌려보았는가 건너오면 캄캄하도록 되짚어..

한줄 詩 2012.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