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의 여름 시간 - 김윤배
사리의 여름 시간 - 김윤배 발소리 텅텅 울리는 연화장의 여름은 침묵 속으로 빠져들다 누군가의 곡소리에 놀라 깬다 전광판에는 5번 고로의 고인 냉각 중이라고 흐른다 고인의 체온이 천 도를 넘어 어두웠던 두개골 환해지고 닫았던 동공 열려 보게 된 화엄의 세상, 수백 개의 뼈들 붉은 눈을 떠 슬픔과 고통을 담고 있던 근육들의 기억 황홀하게 보았을, 그도 잠시 화엄의 세상 느리게 닫혀 붉은 뼈들 조용히 눈감고 고인의 잘 익은 시간들 따스한 침묵으로 숨 쉬고 있을 5번 고로, 세사가 고해였으니 사리 또한 없으란 법 없겠다 싶은데 유골함 든 상주 묵묵히 햇볕 속으로 나간다 살이 있는 사리의 여름 시간 *시집, 혹독한 기다림 위에 있다, 문학과지성 헌 집 - 김윤배 헌 집에는 늙은 개 한 마리가 낡은 마당을 어슬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