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집이 인상적이어서 마음에 두고 있던 시인이었다. 손꼽아 기다린 것은 아니었으나 새로 나온 시집 목록에서 옛 기억을 떠올렸다. 일천한 내 지식으로 시 비평을 하는 것은 언감생심, 그냥 시가 참 마음에 와 닿았었다는 기억이다. 이런 시집을 만나면 설렌다. 이번에 어떤 시들이 실렸을려나. 좋아하는 감독의 새 영화를 보기 위해 불꺼진 극장에서 영화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설렘이라고 할까. 제목부터 인상적이다. 그래, 무명 독자가 낮달처럼 허락도 없이 불쑥 감상을 쓴다. 좋은 시를 가슴에 담고 그 시를 잊지 않기 위해 또박또박 한 자씩 옮겨 적는 마음 또한 나름 즐거움이다. 한글 막 익히기 시작한 아이가 길가의 간판을 한 자씩 읽는 희열, 그 호기심으로 가득했던 아이의 눈동자처럼 시집에 오래 눈길이 갔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