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장례식에 오지 마라 - 김해동 길바닥에 납작하게 눌린 고양이 말라붙은 주검을 시위하고 있다 누구나 한번은 세상 가장 슬픈 기호가 되어야 한다 삶이란 야생고양이처럼 세상 어디든 헤집고 다니다가 홀로 남겨졌을 때 언제 떠날지 모르는 차 밑에서 노심초사하다가 또 다른 차의 밑바닥으로 파고드는 것 함께해준 많은 시간들은 참으로 고마웠고 그 시간들 때문에 내 시간들을 채울 수 있었다 나는 내일 또 담장을 뛰어오를 것이고 한순간 헛디딘 발밑으로 천길 고요를 볼 것이다 내 장례식에 오지 마라 *시집/ 칼을 갈아 주는 남자/ 순수문학 그립다는 것은 - 김해동 그립다는 것은 실체가 없어도 스스로 충만해지는 것 그립다는 것은 가슴 속에 불덩이 하나 품고 불면의 밤을 지새우는 것 그립다는 것은 야생화를 뿌리채 뽑아 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