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주소는 묻지 않겠다 - 김남권 늦은 그리움에, 너는 첫눈에 반한 첫눈처럼 내 가슴에 들어와 별이 되었다 우편번호도 없이 캄캄한 우표 한 장 붙인 채 수억 광년을 걸어서 왔다 아주 오래전 보았던 눈빛 무늬를 기억해 내고는 연극이 끝난 배우처럼 나에게 왔다 하루에 한 번씩 지상의 별이 길을 떠나면 멀리서 마중 나온 너는 자작나무 숲으로 들어가 차가운 몸을 녹였다 아직 하늘이 녹기 전, 푸른 수의를 입고 먼저 오는 이의 조문을 받기 위해 지상에 별 하나를 밝히고 그 입술 위에 천상의 화인을 찍었다 숨이 막혔다 그렇게 혈관에 새긴 편지로 바람의 온도를 재는 동안 어둠이 걷혔다 아직 나는 너에게로 가는 길을 알지 못한다 다만 새벽이 올 때까지 멀리서 오는 별 하나를 그리워할 뿐이다 *시집, 발신인이 없는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