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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의 배신 - 조연행

이 책은 저자가 보험 업계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 조연행은 교보생명에서 16년간 근무하면서 수많은 보험 상품을 개발했고 힛트 상품도 많았다고 한다. 이 책은 보험을 절대로 들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꼼꼼하게 살피는데 목적이 있다. 나도 몇 개의 보험을 들었지만 소액을 납부하는 거였다 그러다 얼마전에 1억원 즉시연금 종신형에 가입을 했다. 가입 전에 이 책을 읽고 도움이 되었다. 아는 설계사가 없어 본사에 전화해 설계사 한 명을 소개 받았고 지인이 한 사람을 소개했다. 물론 보험사는 다르다. 각자 한 명씩 만나 상담을 받았다. 보험금 수령 예시를 꼼꼼히 적은 프린트물은 비슷했다. 월 수령액 또한 대동소이하다. 둘 다 공손했지만 한 명을 골라야했다. 나는 가입 권유에 덜 적극적인 설계사..

네줄 冊 2017.06.06

다른 길이 있다 - 조창호

죽고 싶은 남녀가 있다. 이벤트 회사에서 도우미로 알바를 하는 여자는 집에 오면 지옥이다. 전신 불수로 종일 침대에 누워있는 엄마의 시중을 들어야 하고 밤중에는 성욕에 굶주린 아버지의 시달림까지 받는다. 이제 희망이 없는 삶에 지쳤다. 남자는 어릴 때 어머니의 죽음 때문에 가슴에 깊은 상처가 있다. 힘들게 살아 남아 경찰이 되었으나 천성이 여려 적응이 힘들다. 음주 운전에 걸린 트럭운전사가 면허가 정지되면 생계가 막막하다고 하소연을 한다. 그냥 보내준 트럭이 사고를 냈고 그 파장이 느슨한 단속을 한 자신에게 미친다. 우울증까지 겹쳐 남자는 막다른 골목에 몰린다. 얼굴도 모르는 남녀가 인터넷 자살 사이트에서 채팅을 한다. 어떻게 죽을까요? 서로 의견을 맞춘 남녀가 함께 죽기로 약속을 잡는다. 어디로 죽을까..

세줄 映 2017.06.03

안락의자, 작별 인사 - 박판식

안락의자, 작별 인사 - 박판식 어깨가 잘리는 꿈을 꾸었다, 울어야 하기 때문에 여자는 종교를 믿는다고 했다 반미치광이 여자는 할인점에서 우산을 접었다 펼쳤다 하고 석조 건물이 눈보다도 더 반짝거렸다 벚꽃보다는 사쿠라라고 발음할 때, 그는 지난날들을 더 믿을 수 있었다 아름답고 순진한 소년을 사쿠라라고 하면 안 되나 재봉사인 그는 사랑의 감정이 나일론 실과 같다고 믿었다 파업에 동의한 대가로 그는 직장을 잃었다 목적도 없이 불 꺼진 거리를 왔다 갔다 했다 뒤틀어진 빵처럼 개울은 딱딱했다 비뇨기과 질병과 신경통이 그를 괴롭혔다 교외의 하늘은 날카롭지 않아 좋았다 훤하게 밝아오는 도봉산, 산타 루치아를 부르면서 저 다리를 건너도록 하자 우울증도 때로는 타락이다 개울은 지식의 천사처럼 그에게 새삼 고독을 깨닫..

한줄 詩 2017.05.31

마음은 왼쪽으로 흘러내린다 - 여태천

마음은 왼쪽으로 흘러내린다 - 여태천 바람 때문일까 바람은 불지도 않았는데 모든 게 한쪽으로만 쏠리고 있었다 때가 되면 바람이 불지 않아도 이 방의 공기들은 시간의 무게중심을 따라 한 곳으로 모여든다 해가 지고 방이 붉어지는 일처럼 무거워진 한쪽 어깨를 동쪽으로 조금씩 내리는 어디 먼 남미에서 왔을지 모를 하늘은 푸르고 구름이 하얀 그림 갑자기 마음을 들켜버린 그림의 안쪽이 궁금해지는 것은 바람의 탓이 아니다 비스듬히 몸을 기울여 기울어진 그림을 한참이나 들여다본다 왼쪽으로 흘러내리는 게 보였다 침묵으로 애써 버텨보는 그림의 안쪽 허물어지는 건 밖의 문제도 시간 때문도 아니다 안쪽에서 바람이 불고 있었다 *시집, 국외자들, 랜덤하우스중앙 국외자(局外者)1 - 여태천 그는 아주 멀리 떠나서 생을 마감했다고..

한줄 詩 2017.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