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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의 근심 - 문광훈

제목에 끌려 집어든 책인데 제대로 골랐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그렇다고 아버지 역할을 안내하거나 고단한 중년의 외로움을 위로하는 책은 아니다. 목록을 보면 지루한 것 못 견디는 나같은 무식한 사람 주눅 들기 충분한데 생각 외로 재밌게 읽힌다. 이런 책을 읽고 나면 없는 교양을 한 바가지 실컷 마신 기분에 배가 부른 느낌이다. 세상이 고달프거나 울적할 때면 술과 여자로 푸는 사람이 있는 반면 팍팍한 삶을 견디면서 독서와 글쓰기로 헐렁한 내면을 단속하는 사람이 있다. 후자에 속하는 문광훈 선생의 책을 읽다 보면 어떤 삶이 풍성한 인생인지를 깨닫게 한다. 저자의 진솔한 내면을 알 수 있는 정갈한 문장이 읽는 이를 더욱 진지하게 만든다. 책 제목 은 카프가의 글 제목에서 따왔다. 그 대목이 참 인상적인데 저자의 ..

네줄 冊 2017.05.28

나, 다니엘 블레이크 - 켄 로치

어김 없이 켄 로치 감독은 이 영화로 내 마음을 사고 잡는다. 나는 이 감독의 영화를 빼놓지 않고 본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치 내가 당하는 것처럼 분통을 터뜨렸다. 비록 영국을 배경으로 했지만 영화가 끝날 때까지 열통과 탄식과 한숨이 교차했다. 엔딩 자막이 올라가는 동안에도 손바닥까지 전해오는 긴 감동과 여운이 지속된다. 40년 동안 목수로 일해온 다니엘은 심장이 좋지 않다는 의사 경고로 일을 그만 둔다. 복지국가 영국에서는 병에 걸리면 질병수당이라는 것을 받는다. 이곳저곳을 찾아 어렵게 수당 신청을 하지만 관에서는 일을 못할 정도로 심하지 않다는 이유로 수당 지급을 거부한다. 의사는 죽을 수도 있으니 일을 하지 말라 하고 관에서는 일을 못할 정도의 병인지를 증명하라니 한번쯤 기절하고 싶지만 방법이 없..

세줄 映 2017.05.27

호세 무히카 조용한 혁명 - 마우리시오 라부페티

남미의 우루과이 대통령에 관한 책이다. 남미에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두 나라의 면적은 남미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그 두 나라 사이에 끼어 있는 나라가 우루과이다. 미국인에게 한국이 어디 있느냐고 물으니 태반이 잘 모르고 심지어 아프리카 북부나 중동 지역을 가르키는 사람도 여럿이었단다. 하물며 한국에서 우루과이를 물어보면 정확하게 위치를 대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안다 해도 축구의 열정이 대단한 나라 정도겠다. 그런데 갑자기 가 대통령에 당선 되면서 우루과이에 관심이 생겼다. 10여년 전에 브라질의 대통령 이후로 남미의 정치가로는 가장 유명한 사람이다. 워낙 남미가 미국과 밀접한 관계에 있고 미국에 찍힌 나라는 온갖 경제 제재와 방해공작에 시달렸고 미국 말을 안 들으면 정권 유지가 힘들 정도..

네줄 冊 2017.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