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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항조 - 남자라는 이유로

남자라는 이유로 - 조항조 누구나 웃으면서 세상을 살면서도 말 못할 사연 숨기고 살아도 나 역시 그런 저런 슬픔을 간직하고 당신 앞에 멍하니 서 있네 언제 한 번 가슴을 열고 소리 내어 소리 내어 울어 볼 날이 남자라는 이유로 묻어 두고 지낸 그 세월이 너무 길었어 저마다 처음인 듯 사랑을 하면서도 쓰라린 이별 숨기고 있어도 당신도 그런 저런 과거가 있겠지만 내 앞에선 미소를 짓네 언제 한 번 가슴을 열고 소리 내어 소리 내어 울어 볼 날이 남자라는 이유로 묻어 두고 지낸 그 세월이 너무 길었어

두줄 音 2017.04.17

서편제 OST - 천년학

# 서편제는 내 인생 영화 목록에 올라 있는 작품이다. 지금까지 여러 번 봤지만 볼 때마다 감동적이다. 나는 이런 영화를 볼 때면 예술가의 고독이 떠오른다. 죽을 때까지 천형처럼 지고 가야 할 운명적인 고독 말이다. 잊을 만하면 이 영화가 떠오른다. 여행지의 어느 포구였을까. 장소는 가물가물하다. 비가 내리는 어느 날인가 다방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데 이 곡이 흘러 나왔다. 낯익은 선율에 귀가 번쩍 트이면서 소름이 돋았다. 김수철은 천재구나. 사람의 일생이 욕심을 좀 내서 80이라고 한다면 과연 천 년 묵은 고독은 얼마 만큼의 외로움이 쌓여야 하는 것일까. 천 년 묵은 고독이 앉아 있는 벤치에서 마시는 커피 맛은 어떨까. 어떤 시인도 천년 묵은 고독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으리라. 그것은 천 년 묵은 고독만..

두줄 音 2017.04.17

거짓말 - 김동명

리플리 증후(Ripley Syndrome)이란 말이 있다. 입만 열면 거짓말을 일삼고 그 거짓말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증상이다. 나도 예전에 그런 사람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데 그것이 리플리 증후군이란 것은 몰랐다. 그냥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할까 이런 생각을 했었다. 이 영화도 거짓말로 자신의 일상을 치장하는 여자의 이야기다. 거짓말이란 제목을 가진 영화가 여럿이라 제목이 다소 식상하지만 내용에 가장 적합한 제목이기도 하다. 아영(김꽃비)은 피부과에서 간호사 보조로 일하며 빠듯한 월급으로 생활을 꾸려간다. 집에는 재수생 동생과 알콜 중독자 언니가 늘 아영의 어깨를 짓누른다. 순박한 남자 친구 태호에게까지 아영은 아버지가 중견 기업 사장이고 동생은 대학생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

세줄 映 2017.04.17

조용필 - 내 가슴에 내리는 비

# 조용필의 많은 노래 중에서 이 노래를 참 좋아한다. 가사는 평범하지만 선율이 정말 죽인다. 오래전 어느 카페에서 이 노래가 흘러 나올 때까지 나는 조용필이 이런 노래도 불렀었나 했다. 처음 이 노래를 듣던 그 날도 비가 왔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소름이 돋을 정도의 감동은 생생하다.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 비가 내릴 때든 마른 대지를 촉촉히 적시는 봄비든 가슴에 내리는 비만큼 하려나.

두줄 音 2017.04.17

봄산 - 허연

봄산 - 허연 볼품없이 마른 활엽수들 사이로 희끗희끗 드러나는 사연들이 있어 봄산은 슬프게도 지겹게도 인간적이다. 아무것도 감추지 못하는 저 산들은 세월 흘러 우연찮게 모습을 드러낸 도태된 짐승들의 유해이고, 그 짐승들을 쫓다 실족한 1만 년쯤 된 가장의 초라한 등뼈다. 이제 싹을 틔우려고 하는 불온한 씨앗들의 근거지, 원죄를 뒤집어쓴 채 저 산에서 영면에 들어야 했던 자들의 허물 같은 것이다. 기껏 도토리 알이나 품고 삭아가는 노년기의 山 앞에서, 봄에 잠시 드러나는 山의 한 많은 내력 앞에서 못 볼 것을 본 듯, 이 초저녁 난 자꾸만 가슴을 두드린다. 기적은 오지 않겠지만 저 산은 곧 신록으로 덮일 것이고, 곧게 자라지도 단단하지도 못한 상수리들은 또 사연을 만들 것이다. 산은 무심해서 모든 것들의 ..

한줄 詩 2017.04.17

복사꽃 화전(花煎) - 김명리

복사꽃 화전(花煎) - 김명리 복사꽃 철 맞아 소풍을 갔더랬다 나무에 기대어 서서 봄날은 간다~ 누군가 휘파람에 가까운 노래를 불렀었는데 복사꽃 그늘 속으로 마음 몰아치던 저 봄날 뺨이 패이도록 올해의 봄바람은 더욱 사납고 그해의 복사꽃은 죄다 져버렸으니 남아 있는 향기로 화전이나 부칠까 어쩔까 하는 사이 서러운 그이들 뿔뿔이 떠나고 화톳불 삼킨 듯 봄꽃의 속내는 달아오르고 비 듣는 윤사월에 턱 고이고 앉은, 세월은 사무치는 사람의 가슴에 몇 점의 붉은 핏방울로 복사꽃을 새겼다 *시집, 불멸의 샘이 여기 있다, 문학과지성 綠雨 - 김명리 4월의 비는 채 꽃송이 벌지 않은 백합나무와 아직은 연푸른 落雨松, 몰아올 낙엽과, 침엽의 두근거림 사이에서 시작되지 청도 지나는 봄빛, 헐티재 너머 각북에 내리는 저 ..

한줄 詩 2017.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