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점식당 - 김명기 시집
오래 소장하고 싶은 시집 하나를 발견했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집어든 시집이었는데 첫장부터 가슴이 시리도록 후비는 문장에 홀딱 빠지고 말았다. 작년 말부터 지금까지 석 달, 머리맡에 두고 틈이 날 적마다 내쳐 몇 편씩 읽다가, 어느 날은 아껴가면서 한 편씩 읽다가, 또 어느 날은 시 읽는 도중에 뿌연 안개 자욱한 창밖을 한동안 바라보곤 했다. 단언컨데 근래 읽은 아니 몇 년간에 읽은 시집 중에서 단연 앞자리에 놓는다. 거의 전 편을 이 블로그에 필사해 옮겨 놓고 싶을 정도로 어느 것 하나 빠지는 시편이 없을 정도로 고른 작품성을 보이고 있다. 운 좋게 걸린 시집이 내 인생 시집이 된 경우다. 김명기 시인은 경북 울진에서 태어나 강원도 태백에서 성장했다. 울진과 태백은 경북과 강원도로 구분되지만 거의 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