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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호로 보는 분단의 역사 - 강응천

내 이름에 심한 컴플렉스가 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항렬에 따라 갖다 붙이다 보니 발음과 표기가 따로 논다. 내 이름을 전화로 불러주면 거의 100% 틀린다. 한 자씩 떼서 반복해서 불러줘야 한다. 내가 원하지도 않은 이름을 평생 달고 살아야 하는 게 힘들어서 개명까지 생각했지만 이것도 내 운명이겠거니 하고 살기로 했다. 헌법에도 나오는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지독한 반공 세대라서 북한의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도 한참 후에 알았다. 무찌르자 공산당, 북한 괴뢰, 간첩 신고, 때려잡자 김일성 등 무지막지한 구호 속에서 자랐다. 죽음을 불사한 선배들이 피와 눈물로 일군 민주화 덕분에 이런 책도 읽게 된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고 했던가. 가끔 완전히 개방된 ..

네줄 冊 2020.04.08

눈과 도끼 - 정병근 시집

예전에 조용필 신곡을 손꼽아 기다린 시절이 있었다. 노래가 나오자마자 레코드 가게로 달려가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반복해서 그의 노래를 들었다. 테이프가 늘어진다는 말을 요즘은 쓰지 않지만 카세트 테잎으로 노래를 들었던 사람은 이 말을 안다. 정병근 시인이 10년 만에 시집을 냈다. 실로 오랜 만이다. 조용필까지는 아니어도 언제쯤 시집이 나오려나 기다렸던 시인이다. 이따금 뉴스를 검색하며 출판 동향란에 행여 그의 시집 소식이 있으려나 찾아 보기도 했다. 잊혀질 만하니 시집 소식이 들렸다. 사랑도 오래 떠나 있으면 마음에서 멀어지기 십상이듯 시인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꾸준한 작품 발표와 시집 내기가 중요하다. 1962년 출생인 시인은 이제 겨우(?) 네 번째 시집을 냈다. 시인도 나이를 먹어서일까. 이번 ..

네줄 冊 2020.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