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에 심한 컴플렉스가 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항렬에 따라 갖다 붙이다 보니 발음과 표기가 따로 논다. 내 이름을 전화로 불러주면 거의 100% 틀린다. 한 자씩 떼서 반복해서 불러줘야 한다. 내가 원하지도 않은 이름을 평생 달고 살아야 하는 게 힘들어서 개명까지 생각했지만 이것도 내 운명이겠거니 하고 살기로 했다. 헌법에도 나오는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지독한 반공 세대라서 북한의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도 한참 후에 알았다. 무찌르자 공산당, 북한 괴뢰, 간첩 신고, 때려잡자 김일성 등 무지막지한 구호 속에서 자랐다. 죽음을 불사한 선배들이 피와 눈물로 일군 민주화 덕분에 이런 책도 읽게 된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고 했던가. 가끔 완전히 개방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