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섭 시인을 알게 된 건 언제였을까. 아마도 네 번째 시집인 였지 싶다. 싶지라고 하는 것은 이 시인을 뒤늦게 알았고 그 시집을 읽으면서 이 시인의 정서가 나와 너무 닮았다는 소름에 일부러 멀리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기 때문이다. 또 나의 시 읽는 방식이 체계적이지 않고 중구난방인 것도 한 이유다. 어쨌든 가능한 멀어지려는 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 저곳에 필사해 옮겨 논 그의 시가 꽤 되는 걸 보면 윤의섭 시에 대한 끌림은 어쩔 수 없었나 보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저수지에 빠져 죽은 내 친구 몽연의 죽음을 떠올리게 하는 시들이 가슴을 시리게 했다. 그리고 한동안 그의 시를 읽지 않았다. 읽지 않았다기보다 아껴두었다는 말이 더 맞겠다. 누군가 슬픔도 아껴 먹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오래 전에 발표한 그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