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생은 이제 아름다웠다 - 유기택 드러눕고 싶은 생이 있다 일곱 해를 기다려, 일곱 날을 울었다 일곱의 전생을 건너와 다 살았다 자그마치 염천 칠월 한길로 칠성판을 깔았다 타인의 낯선 죽음에 쉽게 동의했다 산 자들의 슬픔을 장사 지냈던 것 그럴 리 없는 단발 총소리가 들렸다 총소리가 날아간 쪽으로 적막한 구멍이 하나 길게 생겨났다 고요를 아물린 정적 빙하 속에 갇힌 공기 한 방울 젊은 나이에 죽은 형은 이제 나보다 어리다 벽을 아무리 두드려도 안이 안 들리는 좀 눕고 싶은 안이 있다 태생이 우발적일 수 없는 총을 오래전부터 손잡이를 아름다운 상아로 장식한 쓸쓸한 권총 한 자루를 가지고 싶었다 *시집/ 사는 게 다 시지/ 달아실 야화 - 유기택 새벽 한 시, 옆집 시멘트 담장 아래서 사랑 하나가 끝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