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3890

북극의 이름 - 여태천

북극의 이름 - 여태천 백야의 아주 먼 하루에는 납작해진 시간들이 있다. 자정 넘어까지 살아남아 더 얇아진 북극 여자의 얼굴과 그 여자의 눈을 닮은 별이 뜨고 지상의 이름들이 하나같이 조용하다. 아득하게 멀리 있는 표면에서 마음의 주름들이 흘러내리고 주르룩 쏟아지는 희고 투명한 북극의 밤 그런 밤이 서운해 나는 아이슬란드 어느 마을의 길고 가난한 이름 하나를 지도 위에 천천히 옮겨 쓰고는 들여다보는 것이다. 하늘의 주름들이 펼쳐 보이는 영사(映寫)의 비밀 공원, 신호등, 교차로, 그리고 영하 일 도의 공기와 그 사이에서 빛나는 눈과 초속 삼십 킬로미터로 달리는 이 별의 속도와 결국 너무 얇아진 밤에 대해 고민하는 한 사람 지도 위에서나 알아볼 수 있는 아주 먼 하루에 나는 손을 입김으로 녹이며 이 난청(..

한줄 詩 2014.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