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파람 여인숙 - 이기영 그 많은 입들은 다 어디에서 왔는지 그 많은 눈동자들은 또 어디로부터 시작됐는지 소문의 진원지는 아무도 모르는 배후를 가지고 있다 아무리 씹어도 질리지 않는 공용의 레시피가 있고 누가 묵었다 갔는지 아무도 관심 없는 이 허름한 소행성으로부터 입들은 더 은밀한 입들을 따라 빠르게 몰려들었다가 순식간에 사라진다 어떤 표정도 없고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고 그러니까 소문의 배역에는 억울한 주연도 빛나는 조연도 없는데 한때의 통속일 뿐인데 모르는 척, 아는 척, 번쩍거리는 수많은 가면과 한 패거리가 되고 갈아타야 할 타이밍만 남은 비밀 아닌 비밀을 품은 허기는 허기에 닿지 못한다 구석진 방에 온갖 상상과 몸부림치는 비애를 낳아놓고 그 많던 타인들은 또 어느 다정함 속으로 사라졌는지 *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