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 - 서영택
폐차 - 서영택 공터에 누가 세워 놓았을까 웅크리고 앉은 자동차가 멈춰 있다 나사가 빠진 검은 폐타이어 어둠 속 물컹한 아, 죽음의 혓자국들 헐렁해진 늙은 몸이 앞만 보고 달려가 바람 빠진 맨살이 닳고 닳았다 제 몸의 헐거움을 보고 있을까 저승도 돈 없으면 못 가는 세상 산자락 외곽 산 밑 폐차 살이가 벌써 저승을 갔을 몸인데 자동차세가 밀려서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지 못했다 살아있는 명부가 구천이 아닌 구청에서 떠돈다 *시집, 현동 381번지, 한국문연 아름다운 불륜의 사회 - 서영택 1 키가 작고 못생긴 나는 늘 왕따였다 가방끈이 짧아 취직도 못했고 운전 기술을 배워 택시 운전으로 먹고 살았다 시간마다 뒷좌석에 손님들이 바뀌는 동안 흥분한 손님들의 고성이 들렸다 사회 부조리와 썩은 제도를 푸념처럼 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