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창(山窓) - 서정춘
산창(山窓) - 서정춘 산창에 물색 좋은 낮달이 떠서 옛집 봉창만큼 흰 그늘 서늘하다 거기 세 들어 살 것 같은 노자가 생각나서 누구 있소 불러본다 귀머거리 다 됐는지 반쪽의 여백만 기울둥했다 *시집, 귀, 시와시학사 가족 - 서정춘 어미 새 쇠슬쇠슬 어린 새 달고 뜨네 볏논에 떨어진 저녁밥 얻어먹고 서녘 하늘 둥지 속을 기러기 떼 가네 가다 말까 울다 말까 이따금씩 울고 울다가 잠이 와 멀다고 또 우네 어미 새 아비 새 어린 새 달고 가네 *시집, 귀, 시와시학사 묘비명 - 서정춘 -갈대 나는 늙으려 세상에 왔으나 이미 천년 전에 죽었다네 하늘 아래 서서 우는 미이라를 남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