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가등 아래 - 김용태 살아 마흔두 해, 떠나보낸 일곱 해 어느 한쪽 치우쳐 아리지 않은 적이 있겠느냐 산딸나무꽃 하얗게 뒹구는 해우소 아래 물기 머금은 한지 같은, 노모 위태로이 앉아 있다 어려부터 겁이 많아 울 밖 화장실 가는 것을 겁내하던 모습이 밟힌다며, 삭정이 같은 손 뻗어 극진히 등을 달았다 이젠 그만 죽어, 삼백 예순 날 하루 가슴에서 비워낸 적 없는 새끼를 만나고 싶다고 산새 울음 겹으로 쌓이는 산길 이십 리 모진 명줄처럼 늘어져 있는 밤길 더듬어 울고 갈, 허물어져 떠내려 갈 일만 남은 봄 밤 해우소 환히 밝힌 영가등 밑에 붓꽃 숨죽여 피고 있다 *시집/ 여린히읗이나 반치음같이/ 오늘의문학사 붉은 귀향 - 김용태 -벌초를 하며 청사포(靑沙浦)의 망부가 그러했듯 꿈도 간절하면 전설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