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지 않았던들 - 이홍섭 꽃 피지 않았던들 - 이홍섭 그대 사랑 꽃 피는 바람에 사라졌습니다 꽃 피지 않았던들 우리 사랑 헤어졌을까요 밤에 듣는 빗소리, 천 년의 시간을 펼쳤다 접는 저 연잎의 하염없음으로 우리 사랑, 밤을 건넜겠지요 그대 사랑 꽃 피는 바람에 사라졌습니다 꽃 피지 않았던들 우리 사랑 언제.. 한줄 詩 2017.11.19
그 해 여름 - 허장무 그 해 여름 - 허장무 내게, 꼭 한 번 보고 싶은 여자가 있다면 고등학교 다닐 무렵, 여름방학 때 고향집에서 만난, 어떻게 이곳까지 흘러오게 되었는지 우리 집 사랑채에 기거하면서 새경을 살던 내외의 딸 아미를 숙이고 지나가면 감자꽃 향기가 풍기던 보라색 가지 냄새도 나던 마당을 .. 한줄 詩 2017.11.18
나의 왼발 - 강영환 나의 왼발 - 강영환 오른발이 먼저 가고 그 뒤를 따른다 앞서 가고 싶은 마음이야 없을까만 그런 속내도 드러내지 못하는 왼발은 외출을 위해 신발을 신거나 온탕에 들어설 때도 습관처럼 밀렸다 험하거나 진 데가 아니더라도 왼발을 먼저 놓는 때면 어김없이 넘어지거나 부딪혀 몸에도 .. 한줄 詩 2017.11.18
폭력의 씨앗 - 임태규 군대 일병인 주용은 후임으로 들어온 고문관 이병 필립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모처럼 외박을 나가는 날 누군가의 소원수리 때문에 폭력 사건이 일어난다. 고참의 폭력으로 이빨이 부러진 후임병을 데리고 치과의사인 매형에게 간다. 처남의 방문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매형과 전화를 받지 않는 누나의 행적이 수상하다. 전에도 누나에게 폭력을 쓰던 매형의 버릇이 아직도 계속이다. 주용은 맞고 사는 누나와 답답한 후임병에게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결국 주용이 분노를 참지 못하고 폭력을 쓰게 되면서 다시 부대로 돌아가야 하는 일정은 꼬이기만 한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폭력성을 깔고 있는 인간의 본성을 잘 나타내고 있는 영화다. 좋은 영화는 보고 나서도 긴 여운과 함께 생각을 하게 만든다. 세줄 映 2017.11.17
노을, 붙들렸다 가는 노을 - 유종인 노을, 붙들렸다 가는 노을 - 유종인 하루 취하기에는 초저녁부터 그렇더군 벌써 실패한 사랑이 찾아오더군 이쯤 세상의 문이란 문들은 모두 두근거리는 불안의 심장이더군! 흔들리지 않고서야 길이 가지를 치겠나 가지를 친 길목에 미친 듯 몸부림치는 버드나무 한 그루에 바람은 추운 .. 한줄 詩 2017.11.17
간 자의 그림자 - 김충규 간 자의 그림자 - 김충규 가진 것 없으니 어둠이 근친이다 술이 핏줄이다 그렇게 살다간 큰형님은, 오십 중반도 못 넘기고 저승 갔다 간 자가 서럽나 간 자를 보내고 남은 자가 서럽나 모르겠다 태양이 몰핀같이, 낮 동안 통증을 잊고 지내라 다그치고 나는 아우로서 아무것도 기억하지 않.. 한줄 詩 2017.11.17
늦가을 - 윤석산 늦가을 - 尹錫山 과원(果園)의 뜨락, 아직은 햇살들 밝은 웃음으로 기어다니고 있습니다. 지난 가을 다하지 못한 열망, 푸른 하늘인 듯 저 멀리 매달려 있습니다. 슬픔이기에는 아직은 이른, 벅찬 기쁨이기에는 너무나 늦은, 우리의 뜨거운 타오름. 이제 하늘 한켠 깊은 볼우물 하나 프르게.. 한줄 詩 2017.11.16
가을 단풍, 노을 허풍 - 권경업 가을 단풍, 노을 허풍 - 권경업 보세요! 저 푸르던 단풍잎도 본디 모습은 저리 붉은데 하물며 한 영혼을 향해 흔들던 내 젊은 날의 손짓이 어찌 붉고 뜨겁지 않겠습니까 설령, 열정은 식고 허풍은 있었다 치더라도 저 노을처럼 붉어지는 것을 이제 와서 아니라고 숨기겠습니까 *시집, 달빛 .. 한줄 詩 2017.11.16
독한 연애가 생각나는 밤 - 권현형 독한 연애가 생각나는 밤 - 권현형 함부로 슬픔을 내보이지 않는 자의 혀가 저리 흰가 독한 연애의 끝이 저리 무심한가 어둠 속 흰 박꽃 같은 눈송이는 어떤 내성(內省)을 닮아 있다 백두산 어느 골에 산다는 우는 토끼의 눈망울이 생각나는 밤 우는 토끼라는 서글픈 학명처럼 눈 내리 퍼.. 한줄 詩 2017.11.16
만약은 없다 - 남궁인 나는 의사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갖고 있지 않다. 그보다는 나쁜 인식을 갖고 있다고 하는 게 맞겠다. 앞으로도 살아가면서 의사 만날 일이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의사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왠지 이런 의사라면 무엇이든 털어 놔도 되겠다 싶었다. 대부분의 의사가 기능적인 면만 수련하기 때문인지 높은 학식에도 불구하고 돈독이 올라 무식하다. 반면 이 사람은 글을 아주 잘 쓴다. 그리고 인간에 대한 아니 환자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직업으로 대하는 환자가 대부분이겠지만 글이나 생각에서 그 사람의 본성을 엿볼 수 있다. 요즘엔 의사도 편하고 돈 잘 버는 쪽으로만 편향이 심해지고 있다. 성형외과, 피부과, 안과 등은 인기가 많아 지원자가 넘처나는데 흉부외과 등 위급환자.. 네줄 冊 2017.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