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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 관한 치명적인 소회

며칠 전에 친구 아버님이 세상을 뜨셨다. 치매 초기부터 10년 가까이 집에서 돌봄을 받다가 나중 상태가 악화되어 요양원으로 모신 지 2년 조금 지나서 돌아가신 것이다. 당신이 50대일 때 처음 뵈었다. 가끔 주말이면 친구와 늦게까지 술을 마시다 친구 집에서 자고 온 적이 있다. 집이 정릉이었는데 친구 아버님은 교육자였다. 일요일 늦은 아침에 일어나 퉁퉁 부은 얼굴로 화장실에 갈 때면 당신은 거실에서 독서를 하고 계섰다. 딱 선비가 어울렸다. 언제나처럼 한치 흐트러짐이 없는 자세다. 인사를 하면 돋보기 너머로 가볍게 목례를 보내고는 다시 책보기에 열중하셨다. 친구도 나처럼 5남매 막내였는데 그래서 친구와 아버지는 가족 중 비교적 살가운 관계였다. 술 담배도 안 하시고 휴일이면 등산을 하거나 가까운 산을 운..

열줄 哀 2017.11.28

말하지 않는 한국사 - 최성락

역사는 내가 살던 시대가 아니면 천상 기록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내가 사는 현재도 하나의 사건을 달리 해석하거나 평가하는데 먼 옛날에야 오죽 하겠는가. 광주항생이 민주주의를 위해 일어선 민중들의 항거인데 누구는 북한군이 내려와 일으킨 폭동사건이라 하지 않던가. 그 외에 유서대필 사건이나 수많은 간첩 조작 사건 등 일어난 당시와 현재 사실이 완전히 달라진 역사적 사건이 부지기수다. 동학농민항쟁도 당시대에는 동학란이라 했다. 지금은 부정한 치세에 항거한 민중 혁명으로 인정 받고 있다. 물론 아직 동학농민전쟁, 동학농민혁명, 동학농민운동 등 확실하게 정리된 명칭이 없기는 하다. 시대가 변하면서 부르는 명칭 바뀐 역사적 사건이 많다. 단종 복위를 계획했던 사육신이 세조에게는 역적이었듯이 어느 쪽에서 보..

네줄 冊 2017.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