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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엔 사랑할 거야 - 심수봉

심수봉 - 올 가을은 사랑할 거야 묻지 말아요 내 나이는 묻지 말아요 올 가을엔 사랑할 거야 나 홀로 가는 길은 너무 쓸쓸해 너무 쓸쓸해 창 밖엔 눈물 짓는 나를 닮은 단풍잎 하나 아, 가을은 소리 없이 본 체 만 체 흘러만 가는데 울지 말아요 오늘 밤만은 울지 말아요 아무리 슬픈 일이 있어도 그대가 없이 가는 길은 쓸쓸해 너무 쓸쓸해 애타게 떠오르는 떠나간 그리운 사람 아, 그래도 다시 언젠가는 사랑을 할 거야 사랑할 거야 # 이 노래의 원래 제목은 이다. 1979년에 이라는 라디오 연속극 주제가로 심수봉이 작사 작곡을 하고 직접 불러 발표했다. 이듬해 전두환 씨가 대통령이 되면서 부인 이순자 씨의 이름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금지곡이 되었다. 이때 심수봉도 방송 출연을 하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10.26..

두줄 音 2017.11.16

울림 혹은 떨림 - 조항록

울림 혹은 떨림 - 조항록 줄마다 끊어지고 녹이 슨 낡은 기타를 버리지 못하는 까닭은 공명 때문이라네 한때는 음악이었으나, 그리하여 때론 독주이고 때론 반주였으나 이젠 빈 몸통뿐인 생애 무릎에 점점 물기가 말라가는 친구들이 목련 꽃잎처럼 모여 앉은 날 기타는 홀로 줄 없는 연주를 하네 기타는 몸통을 빠져나온 파장이 어깨를 툭 치거나 가슴을 쓱 쓰다듬거나 헛기침을 시키거나 낡은 기타 안에는 70년대와 80년대와 90년대의 푸른 노래들이 가득하지만 지금은 빈 몸통의 공명만 울리는 시절 울먹이는 손가락들이 허공에서 떨리는 때 *시집, 지나가나 슬픔, 천년의시작 노량진을 지나며 - 조항록 버스 안 키 작은 재수생의 옆구리에 이라는 제목의 책이 누워 있다 출판사도 저자도 들어보지 못한 이름들이었으나 그건 내가 과..

한줄 詩 2017.11.15

세련되지 못한 가을비 - 박석준

세련되지 못한 가을비 - 박석준 11월 가을비 한 방울씩 떨어지는데 어둑해가는 시가의 불빛들이 보인다. 낮게 깔린 상가의 불빛 아파트 고층 검푸른 빈칸에 점점이 찍힌 불빛. 집으로 가는 인도에서, 코너에 젖어 있는 은행잎들 -쓴 데도 없이 털려나간 돈. -밥을 안 먹고 살아갈 수는 없을까. -뜬금없이 여름휴가, 후지산 등산하러 갔다던 변호사 제자의 얼굴 가라앉는다. 내가 사는 집 네 식구들, 가을비 우우우우 우우우우우 소방차 사이렌 소리, 비가 오는데 머릿속에 들어선 내가 빌려 사는 아파트. 몸에 소름이 돋는다. -집 쪽이 아니구나. 상가 쪽인가? -불빛들, 어디서 불이 났을까? 그대로 비 젖은 인도를 걷는다. 사람같이 살려면 여러모로 돈을 써야 하는데 아빠, 나 메이플 하고 싶어. 자본이 필요해. -세..

한줄 詩 2017.11.15

여기 아닌 곳 - 조항록 시집

눈 여겨 보던 시집을 드디어 꼼꼼하게 읽었다. 조항록 시인이 새 시집을 냈다는 소식을 들었으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이제야 읽게 된 것이다. 세상 모든 것들은 인연이 닿아야 하는 법, 책도 인연이 닿지 않으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가령 10년 전부터 읽겠다고 메모를 해두고 못 읽은 책들이 있었다. 까마득하게 잊고 있다 우연히 노트에 적힌 메모를 읽거나 어딘가에 표시해 둔 책명이 뒤늦게 발견된 것이다. 그래놓고도 또다시 순서가 밀려 여태 못 읽은 책이 부지기수다. 조항록 시인은 많이 알려진 시인은 아니다. 그래서 시집을 누가 추천을 해준 것도 아니고 순전히 시를 읽다가 내가 발견한 시인이다. 이미 3권의 시집을 냈으니 이제 중견 시인이라 해도 되겠다. 부터 까지 마음을 움직이는 시들이 참 많다. 첫 시집인 지..

네줄 冊 2017.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