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꾸밈없이 날것으로 감동을 준 산문을 읽었다. 흔히들 산문 하면 온갖 미사여구 섞어서 자신의 삶을 꾸미기 바쁜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시를 좋아해서 특히 시인들의 산문을 자주 읽는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틈틈히 가볍게 읽을 수 있어서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산문집은 울림이 없는 글이다. 그런 산문으로 독자를 끌어들일 생각이었다면 구멍가게 아저씨가 속임수로 동네 아이들 코묻은 돈을 후리는 것과 진배 없다. 좀 이름 있다는 시인들이 출판사와 쿵짝을 맞춰 산문집을 쏟아낸다. 호갱이 휴대폰 가게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거창한 제목을 달았으나 감동이 없는 글은 공허하다. 그러고도 시인이란다. 안 팔리더라도 그냥 시나 쓰시지, 그러면 적어도 쪽은 안 팔리지 않겠는가. 시가 안 읽히는 것도 글은 못 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