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니의 소유권 - 권혁소 남의 살을 조금 더 암팡지게 씹기 위해 금으로 씌워 근근이 버텨오던 어금니를 빼고 티타늄 나사못 두 개를 박았다 두꺼운 거즈를 물려 말 할 수 없게 해놓고 의사와 간호사는 단호하게 말했다 최소한 한 달은 금연 금주해야 한다고 안다, 혹여 나사못이 턱뼈에 온전히 붙지 못할 경우 그 책임을 오롯이 환자에게 떠넘기기 위해 단서를 달아두는 것이라는 것쯤 속이 메스껍고 이유 없이 배도 아프다 위암의 전초 증상이 소화불량이라는데.... 별 궁상을 다 떨다가 홈닥터 인터넷에 물어보니 금단 증세란다 통풍을 다스리기 위해 발효 중인 개다래술이라도 한잔 할까 그러기엔 돈 대주는 아내가 너무 무섭다 그나저나 내 돈 주고 씌웠던 금의 소유권은 어떻게 되는 걸까 *시집, 우리가 너무 가엾다, 삶창 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