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도 긴 세월 앞에 부질없어 - 부정일 빼빼로 데이라는 열하루, 팔십 난 옥금이 누님이 파크골프 치러 회천 구장에 왔네 초이튿날 동갑 영감 먼 길 보내고 벌써 맘 추슬러 평소처럼 곱게 차려입고 공 치러 왔네 있는 듯 없는 무심한 빈자리 오래 산 날들에 묻혀 사소한 일은 아니었지만 공 치러 왔네 폐암으로 먼 길 떠난 영감이야 교장으로 퇴직한 몸이었으니 애들 데리고 뭍으로 수영여행 떠난 것만 같고 안부를 묻는 빈말들이 더 야속한 오늘 같은 날은 일부러 부침개라도 부쳐야 할 것 같은데 한때는 영감의 퇴근을 기다리며 저녁을 준비할 때 분홍 빛깔 떨림 같은 것도 가물가물하니 가야 하는 길, 나 두고 여행 가듯 떠난 사람 인연도 오래 산 세월 앞에 부질없어라 운동 삼아 매일 치던 파크골프도 두 달 넘겨 왔으니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