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멋 - 박노해
사람은 자신만의
어떤 사치의 감각이 있어야 한다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것을 위해
나머지를 기꺼이 포기하는 것
제대로 된 사치는 최고의 절약이고
최고의 자기 절제니까
사람은 자신만의
어떤 멋을 간직해야 한다
비할 데 없는 고유한 그 무엇을 위해
나머지를 과감히 비워내는 것
진정한 멋은 궁극의 자기 비움이고
인간 그 자신이 빛나는 것이니까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 느린걸음
내가 죽고 싶은 자리 - 박노해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하루하루 살아간다고
그러나 실은 하루하루
죽어가는 것이 아닌가
우리 모두는 결국
죽음을 향해 걷고 있다
언젠가 어느 날인가
죽음 앞에 세워질 때
나는 무얼 하다 죽고 싶었는가
나는 누구 곁에 죽고 싶었는가
내가 죽고 싶은 자리가
진정 살고 싶은 자리이니
나 지금 죽고 싶은 그곳에서
살고 싶은 생을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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