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 박용하 지상에서 마시는 겨울 커피 한 잔 혼자 노는 데 타고난 커피 한 잔 검은 눈물이라고 그랬나 너는 4만 킬로미터를 간다 너를 자주 찾던 그는 비 내리는 가슴을 지닌 길을 아끼던 나무 인간이었다 그가 죽고 나자 그의 삶이 되살아났다 머나먼 이국에서 온 검은 시간과 함께 돌아올 수 없는 사람을 마시며 슬픔의 바닥에서 젖는 비의 얼굴을 본다 그에겐 많은 것들이 필요치 않았다 때때로 이 비루한 거리에서 한 잔의 커피 그 이상을 원하지 않았다 어쩌면 오늘 저녁을 찌르는 술 한 잔과 지상을 떠나가는 맛으로 담배 한 대를 더하고 싶었을 게다 그는 외롭게 따뜻한 사람이었다 그는 이마로 만나는 사람이었다 고개 돌리면 얼음 사회가 버티고 서 있었다 삶은 대책이 없었고 죽음은 어찌할 줄 몰랐다 지상에서 마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