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았던 옛날 - 정덕재 리어카를 끌고 가는 나이 든 할아버지가 오토바이에 리어카를 매달고 폐지를 쓸어 담는 젊은 할아버지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옛날이 좋았지 육십만 넘으면 죽었는데 오일장 좌판에서 다듬은 파 두 바구니 시들까 우산 하나 받쳐 놓은 할머니가 오이 가지 호박 부추 대파 쪽파 감자 양파 브로콜리 양배추 박스 열 개를 펼쳐 놓은 젊은 할머니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옛날이 좋았지 육십만 넘으면 죽었는데 의사 아들이 건물을 지었다고 자랑하던 나이 든 할아버지가 요양병원에 들어간 다음 날 석션은 언제 하냐고 묻자 찡그리며 기저귀를 갈던 나이 든 간병인이 물끄러미 바라본다 옛날이 좋았지 육십만 넘으면 죽었는데 고단하게 살다 보니 목숨줄이 더 모질어졌다며 송대관 노래처럼 해 뜰 날이 올 줄 알고 고단해도 견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