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오는 것들 - 박승민
되돌아오는 것들 - 박승민 누런 설탕에 쟁여둔 산복숭아 체액을 자꾸 밖으로 게워낸다 마지막 병상에서는 너도 물 한 모금도 거절했지 복숭아뼈를 간신히 감싼 거죽만 남은 달이 붕 떠 있다 살을 고스란히 받아낸 노르스름한 당(糖)은 너의 일생을 농축한 습(濕)이었다고 화장장, 뼈를 태우고 구름 위로 노래하듯 풀려나가는 저 연기는 새로 받은 몸의 어떤 형상일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려고 하는데 옛 얼굴은 멀리 후생(後生)까지 밀려갔다 가는 이따금씩, 끊은 담배 한 대의 간절함으로 기어코 되돌아오고야 마는데..... *시집, 슬픔을 말리다, 실천문학사 12월의 의식(儀式) - 박승민 -다시 명호강에서 시집(詩集)을 강물로 돌려보낸다. 봉화군 명호면, 너와 자주 가던 가게에서 산 과자 몇 봉지 콜라 한 캔이 오늘의 제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