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처방 - 김윤환
눈물 처방 - 김윤환 안압이 오른 후에 의사 왈 신경 쓰지 마세요 무리하지 마세요 뭐 그리 신경 쓸 일도 무리할 일도 없는 나에게 참 과분한 처방이다 얼핏 들으면 신경 좀 쓰고 살아라, 힘 좀 쓰고 살아라 양심에 독촉하는 듯 들려 약 처방에 인공눈물약이 들어있네 하루 대 여섯 번 눈물을 넣으라네 얼마나 울지 못했으면 얼마나 눈물이 말랐으면 눈물약이라니 참, 눈물이 난다 *시집, 이름의 풍장, 도서출판 애지 녹내장(綠內障) - 김윤환 지천명(知天命) 쉰 살 문턱으로 찾아 온 손님 그 이름 가만히 짚어보니 내면에 기록됨을 막는다 하여 녹내장이라 돌아보면 앞만 보고 달려온 날들 그 좁은 시야로 넓은 세상 꿈꾸며 살았지 점안약 넣을 때마다 놓친 풍경 새록새록 선명하네 두려움보다 그리움이 앞서는 고마운 손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