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비명에 대한 답신 - 우대식 칸트의 길을 걷는다 오후 3시 30분 정확한 시간에 느릅나무 아래를 지나 문이 닫힌 카페 앞 노천에서 담배를 피워 문다 아직 지팡이를 쥘 나이는 아니다 바쁜 사람들이 지나가지만 나는 그들을 보고 있지 않다 생각과 싸우는 사람 지금까지 모든 생각을 불태울 수 없을까 신의 증명이라는 정거장 앞에서 오랫동안 머물렀다 아닌 척했지만 늘 사소한 불안함에 모든 것을 망치곤 하였다 칸트의 묘비명은 맑고도 슬프다 그가 경이롭게 생각했던 것은 별과 도덕 법칙이었겠지만 나를 채찍질한 것은 그 앞의 전제일 뿐이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어떤 고독 같은 것으로 인해 설명할 수 없는 괴로움과 달콤함에 취해 살아왔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무언가 어긋났다는 내용의 편지를 쓸 수밖에 없다 칸트에게 저녁밥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