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줄 冊

부동산, 누구에게나 공평한 불행 - 마강래

마루안 2021. 11. 15. 22:45

 

 

 

올 한해는 부동산 문제로 온 나라가 들썩였다. 언제나 사람 사는 시대에서 의식주가 중요하다. 희한하게 진보 정권만 들어서면 부동산이 폭등한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집값을 잡는 것을 최대 과제로 삼았지만 시장은 비웃기라도 하듯 백약이 무효였다.

 

내년 대선에서 가장 큰 이슈도 부동산 문제다. 부동산이라 하지만 그 말은 곧 집값이다. 집값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보여주는 사람이 주목을 받을 것이다. 한국은 전 국민이 축구 감독이고 정치 평론가다. 

 

축구 국가 대항전을 텔레비전 중계로 보며 모두 국대 감독이 된다. 저 새끼는 왜 뽑았냐는 둥, 이쪽으로 패스해야지 생각이 없다는 둥, 현재 감독이 아예 전술도 없고 주먹구구식이라는 둥, 집값 문제도 전문가가 없는 것이 아니라 너무 많아서 문제다.

 

마강래 선생은 오랜 기간 한국 부동산 문제를 연구한 학자다. 그의 대부분의 책을 읽었기에 많은 부분을 공감한다. 이번 책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원인과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 분야를 하나씩 지목해 세세하게 지적하고 설명하는 글을 따라 가면 부동산 문제가 얼마나 많은 이해 관계가 얽혀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어도 정답이 나오지는 않는다. 제목 일부인 공평한 불행이 참 아프게 다가온다.

 

물론 저자인 마강래 선생이 만능 해결사는 아니다. 누군가는 이런 말을 할지 모른다. 그럼 마강래 당신이 국토부 장관 하면 되겠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누가 대통령이 되도 집값 문제는 해결이 어렵고 욕만 바가지로 먹는다. 그것도 양쪽 다에서. 공감 가는 책의 일부를 옮긴다.

 

*재산세가 지방세로 되어 있다 보니 집값에 따라 지자체가 서열화하고 있다. 국세인 종부세가 이를 바로 잡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종부세는 중복 과세라거나 징벌적 세금이라는 비생산적인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다. 노무현 정부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도 너무나 소모적인 논쟁에 있는 것이 종부세다. 

 

종부세를 없애 지자체간 격차를 해결 방법은 재산세를 국세로 변경하는 것이다. 서울의 25개 자치구가 있는데 강남, 서초, 송파구 세 자치구의 재산세가 서울 총액의 40%를 차지한다. 재산세 일부를 서울시가 걷어서 다시 25개 자치구에 균등하게 나누어주는 방식이다.

 

부동산 문제는 부동산 대책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이미 증명이 되었다. 국토, 도시의 공간 정책과 연계하지 않는 부동산 정책은 단기적 효과만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수요를 억제하는 방법도, 공급을 늘리는 방법도 수도권 쏠림 현상이 멈추지 않는 한 한계가 있다. 앞으로도 국민 대다수가 부동산에 인생을 볼모로 잡혀야 하는 일상을 이어가야 할지도 모른다. *책에서 부분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