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의 나무 - 안상학
벼랑의 나무 - 안상학 숱한 봄 꽃잎 떨궈 깊이도 쟀다 하 많은 가을 마른 잎 날려 가는 곳도 알았다 머리도 풀어헤쳤고 그 어느 손도 다 뿌리쳤으니 사뿐 뛰어내리기만 하면 된다 이제 신발만 벗으면 홀가분해질 것이다 *시집, 그 사람은 돌아오고 나는 거기 없었네, 실천문학사 그 사람은 돌아오고 나는 거기 없었네 - 안상학 그때 나는 그 사람을 기다렸어야 했네 노루가 고개를 넘어갈 때 잠시 돌아보듯 꼭 그만큼이라도 거기 서서 기다렸어야 했네 그때가 밤이었다면 새벽을 기다렸어야 했네 그 시절이 겨울이었다면 봄을 기다렸어야 했네 연어를 기다리는 곰처럼 낙엽이 다 지길 기다려 둥지를 트는 까치처럼 그 사람이 돌아오기를 기다렸어야 했네 해가 진다고 서쪽 벌판 너머로 달려가지 말았어야 했네 새벽이 멀다고 동쪽 강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