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이라는 말 - 이현승 우리들의 인내심이 끝난 곳. 사는 게 도대체 왜 이러냐고 묻고 싶은 사람들은 하늘을 본다. 별 볼 일도 없는 삶이라서 별이라도 보는 일이 은전처럼 베풀어지는 거겠지만 사람이란 후회의 편에서 만들어지고 기도의 편에서 완성된다고 할까. 부드럽게 호소해도 악착스러움이 느껴지는. 그 많은 간구의 눈빛과 목소리를 신은 어떻게 다 감당하고 있는 걸까. 콩나물처럼 자라 올라오는 기도들 중에서 제 소원은요 다른 사람 소원 다 들어주고 나서 들어주세요. 하는 물러 빠진 소원도 없지는 않겠지만. 결국 우리가 발 딛고 선 곳 그러니까 풍문과 추문을 지나 포기와 기도를 지나 개양귀비 뺨을 어르며 불어오는 바람이 가까운 진흙탕 위로 내려앉는 것을 본다. 아무리 맑은 우물이라도 바닥사정은 비슷하다.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