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줄 哀

잘 가라, 나쁜 년

마루안 2021. 12. 31. 22:41

 

 

 

# 참으로 징글징글한 코로나 시국이다. 난데 없는 전염병으로 일상이 망가진 지 어느덧 2년이 다 돼간다. 처음엔 몇 달 고생하면 괜찮아지겠지 했다. 그 암흑 같은 1년이 지나고 2021년, 올해는 괜찮아질 거야 기대를 했다.

 

그러기를 또 다시 1년을 보태 2년이다. 이렇게 길어질 줄 누가 알았겠는가. 며칠 전, 세 번째 백신 주사를 맞았다. 일명 부스터 샷이라는 3차 접종이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지만 2차 맞은 지 딱 90일 째에 맞았다.

 

다행히 여태 코로나 안 걸리고 지나왔다. 이것을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지난 2년 동안 여행 한 번 제대로 가보질 못했다. 떠돌아다니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 오죽하겠는가. 목줄 없이 풀어 놓고 자란 강아지가 목줄 못 견디는 것처럼 말이다.

 

11월 들어 시행한 위드 코로나를 누구보다 반겼다. 자유로움을 시샘하는 망할 놈의 바이러스다. 잠잠해지나 싶더니 다시 확산세다. 우주 법칙까지 가지 않더라도 세상엔 공짜가 없음을 절실하게 느낀다. 어쨌든 한 해가 간다. 제발 내년에는 일상을 찾을 수 있었면 한다. 나쁜 년, 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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