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 이문재
농담 - 이문재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내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 *이문재 시집, 제국호텔, 문학동네 기찻길은 기차보다 길어야 한다 - 이문재 라일락꽃 피고, 아, 하복 윗주머니 파란 잉크 자국 생각 오래된 여자상고가 있던 곳, 담장을 끼고 봄의 왼쪽으로 돌아나오는데 물끄러미, 내가 앞서가는 내 잔등을 바라보고 있다 그래, 생각은 生覺일 때가 있어서 생의 걸음을 멈추게 한다 그리하여, 나를 따라오지 않고 서 있는 나를 부르는 것인데 저기, 열일곱 라일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