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 있다는 것 - 김윤환
깨어 있다는 것 - 김윤환 양계장에 밤새 켜 있는 백열등을 보고 주인에게 물었다 닭이 잠들면 알을 낳을 수 없다고 깨어 있어야만 알을 낳는다고 대답했다 깨어야 알을 낳는다는 것, 깨어 있어야 생명을 낳는다는 것, 참 가혹하면서 경이롭다 가혹한 새벽 무렵 한 알의 생명이 난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이 세상에 왔을지 몰라 살아 있음이란, 무정란의 깊은 잠 그 경계선에서 불면의 가혹함을 견뎌내는 것, 기어이 결가부좌를 틀고 알을 품는 것이 아닌가 *시집, 까띠뿌난에서 만난 예수, 시와에세이 사즉생(死卽生) - 김윤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아버지를 이야기했다 박정희가 죽고 박정희를 말하고 김대중이 죽고 김대중을 말한다 사람은 죽어서야 제 말을 듣는다 사람은 죽어서야 제 점수를 받는다 예수의 사람 바울도 자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