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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속의 키스 - 박남원

달빛 속의 키스 - 박남원 흥건히 젖은 달빛 길을 걸어보았는가. 어둠과 달빛에 반씩 젖은 구름 한 떼가 먼 산발치에 아무도 몰래 내려앉는 것을 보았는가. 외롭다는 것은 사람 속에 별이 저문다는 것 저문 별을 찾아 산마루길 넘는다는 것. 누구나 낮은 자들의 눈물을 말하는 것은 쉬워도 누구나 낮은 자들과 함께 걷는 것은 쉽지 않다. 사랑하는 사람은 세상에 많아도 어둠이 와도 끝내 사랑을 버리지 않는 사람은 많지 않다. 증오마저 쌓일 만큼 그대를 사랑하고 증오마저 넘어 마침내 달빛 길에 이른다면 진실로 너를 마지막까지 사랑하는 것이리. 온몸에 어둠에 젖은 달빛을 묻히고 이 세상이 다 가기 전에 네 속으로 내려앉아 너를 안고 영원토록 키스할 수 있으리. *시집, 캄캄한 지상, 문학과경계사 뜨거워지마 - 박남원 ..

한줄 詩 2018.01.28

이 밥통아, 하는 말

배삼룡이 선전하던 전자밥통이 있었다. 그때 기술은 전기밥솥은 아직 개발이 안 되었는지 밥통이 대세였다. 밥을 따뜻하게 보관하는 것은 당시에 경이로웠다. 늘 찬밥을 먹었다. 점심은 무조건 찬밥이다. 모내기철에 들에 나가 일하는 사람들 외에는 점심에 더운밥 먹기가 힘들었다. 밭에 일하러 나갔다가 점심을 드시러온 어머니도 가마솥 안에 담아둔 밥으로 끼니를 떼웠다. 솥 안에 있었던지 완전 찬밥은 아니고 약간 미지근한 밥이라 해야겠다. 점심 도시락도 마찬가지다.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양은 사각도시락을 겨울 난로 위에 얹어 놓은 풍경도 거기서 나왔다. 으이그 이 밥통아, 학교에서 선생님은 야단치기 전에 늘 이 소리를 멎저 했다. 밥만 축내는 이 멍청아,, 이런 뜻을 내포한 말이다. 이 밥통아라는 말 욕이어도 좋..

열줄 哀 2018.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