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겨울 - 박미경 유방 전문의라면서 왼쪽 가슴을 매끄럽게 읽는다 오른쪽 가슴이 긴장한다 반복하며 읽더니 세로로 1cm 밑줄을 긋는다 밑줄 친 곳 뜯어낸다 또 뜯어낸다 또 겨드랑이에서 네 번이나 더 콕 뜯어낸다 겁먹은 가슴 비늘이 돋아난다 그러고도 몇 년 콕콕 뜯어냈다 몸을 읽는다는 것은 어머니의 어머니 피톨조차 의심하며 과거의 그림자를 들여다보는 것 소심한 며칠 어머니가 짜주던 빵떡처럼 셀 수조차 없는 많은 구멍 속으로 바람이 숭숭 들락거렸다 미래를 읽지 못하는 빗나간 예측 결코 잊을 수 없는데 언젠가는 병이 비밀처럼 스며들 것이라면 했던 말 또 하면서도 당당하게 떼쓰는 노환이라면 싶은 긴장이 오랫동안 머물던 쉰의 한쪽 몹시도 무거운 겨울 *시집/ 토란꽃이 쏟아졌다/ 詩와에세이 해원 - 박미경 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