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사슬 - 전형철 뿔에 손이 닿기 전까지 나의 얼굴은 바닥의 소유이니 시간의 틈을 가르는 성상(聖像) 같은 자리를 맴도는 결빙의 바람은 가장 낮은 자의 배후 얻지 못한 몸과 다시 소환할 수 없는 주문(呪文), 끝내 뒤편에 닿지 않아 완성되지 않을 이름에게 매혹의 낱장으로 나누어진 하루를 어떤 무늬로 새겨 넣을 것인가 이편저편의 문을 찾아 꼬리표를 붙이고 흔들리는 빛의 신탁 숨구멍을 파고든 천 개 별 어둠의 심장을 들고 여젼히 그 무엇도 아니어서 나는 이름 이후의 사람 *시집/ 이름 이후의 사람/ 파란출판 세한도(歲旱圖) - 전형철 몸속의 지류를 더듬는다 흐르는 것들이 예사롭지 않다 며칠간 금식한 속이 비어 가고 있다 만지기라도 하면 흙담처럼 허물어 내릴 듯하다 물의 길도 허물을 벗을까 속 깊은 체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