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3890

너에게 - 서정춘

너에게 - 서정춘 -여하시편 애인아 우리가 남 모르는 사랑의 죄를 짓고도 새빨간 거짓말로 아름답다 아름답다 노래할 수 있으랴 우리가 오래 전에 똑 같은 공중에서 바람이거나 어느 들녘이며 야산 같은 데서도 똑 같은 물이고 흙이었을 때 우리 서로 옷 벗은 알몸으로 입 맞추고 몸 부비는 애인 아니였겠느랴 우리가 죄로써 죽은 다음에도 다시 물이며 공기며 흙이 될 수 없다면 우리 여기서부터 빨리 빨리 중천으로 쏘아진 화살로 달아나자 태양에 가려진 눈부신 과녁이 허물없이 우리를 녹여 버릴 테니 *시집, 죽편, 시와시학사 接石 - 서정춘 내 눈부신 젊은 날은 고욤나무 생감만큼 떫었더니라 자그마치 나이 들고 섬뜩섬뜩 겁질도 잦아지면서 나이 든 저승 나비 허깨비도 더러 보았지만 淸川里 강물 앞 돌밭나루 큰 돌 앞에 눈인..

한줄 詩 2015.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