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3890

긍정적인 생각 - 조항록

긍정적인 생각 - 조항록 이런 건 끝내 사람 사는 게 아니라고 믿는 시절을 지나 이런 게 다 사람 사는 거라고 믿은 시절을 지내다 보면 육체에 정신을 맞추기도 하므로 구두에 발을 맞추는 것쯤이야 발등에까지 나잇살이 올라 조금 작아진 구두를 앞에 두고 쓸데없는 호기를 부리는 것은 이제 그만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당신 말씀의 걱정을 모르지 않기 때문 발뒤꿈치 분홍빛 속살에 눈감고 피멍 들어 이내 뽑힐 발톱을 외면하면 각설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고통은 익숙해질 수 없는 것이어도 고통을 어떻게든 끝나게 마련이므로 물집은 희망에 부대껴 생겨나는 꽃망울 희로애락에 호들갑스럽지 않은 굳은살의 여유는 아무나 누리는 사치가 아닌 것 이만큼 길을 걸어온 사람은 계속 길을 걸어가야 하는 사람이므로 각설하고, 긍정..

한줄 詩 2015.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