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꽃 그녀 - 손진은 동풍이 팔랑거리는 그녀 치맛단 들어올리자 저 가려운 구릉, 골짜기는 온통 분홍살로 흐벅지다 오살할 년, 가슴팍을 향기의 칼날로 찍었나 천만 개의 입술로 핥았나 내 사내 풀린 눈동자는 분홍물살 보조개에 사정없이 휩쓸리는 중이다 햇살이 능선과 골짜기 다 훑어도 잡아챌 수 없는 화냥끼는 언제 맑은 그늘이 될까 싶잖은 처녀처럼 깊다 더욱 봄비가 저 살들의 다정(多情)을 돋굴 때 채곡채곡 물 재우다 비안개를 거느리다 구름그늘이라도 그 살에 쓸릴라치면 내 사내의 날 온통 갉아먹는 거다 오매 환장할 것, 환장할 것 내 사내 얼굴 목에도 바짓가랑이에도 마구 올라타 닝닝거리는 분냄새 그 보조개 물살로 웃어쌓는데, 어허 언제나 내 쪽은 소란하고 저쪽은 맑은 거다 어떤 아낙의 사주를 받은 늦바람이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