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3890

눈발이 날리는 세모에 - 신경림

눈발이 날리는 세모에 - 신경림 하나는 십수년 징역을 살고 하나는 그가 세상에 두고 간 아내와 아내와 딸을 거두고 먹이고 가르치고 오랜 세월 하나가 창살 안에서 달을 보며 주먹을 쥔 그 숱한 세월 하나는 거리에서 비와 바람에 맞서 땅도 넓히고 집도 올리고 그가 두고 간 아내와 딸과 더불어 이제 세상에 나와 하나는 더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며 목이 쉬어 거리를 누비고 뜻없이 산 세월이 원통해 하나는 한숨으로 세월을 보내다가도 눈발이 날리는 세모에 마침내 마주앉아 그들 술잔을 부딪친다 자네 있어 나 든든하다면서 자네 있어 나 자랑스럽다면서 이 땅에 그들 친구로 태어나서 바람과 눈비 속에 형제로 태어나서 눈발 날리는 세모에 *시집, 낙타, 창비 어쩌다 꿈에 보는 - 신경림 ​ ​ ​복사꽃이 피어 있었을 거야. ..

한줄 詩 2017.01.04